안악군수공(휘 광문)묘갈문

 

안악군수공 휘 광문 묘소
소재지: 남양주시 오남면 양지리 선영하

묘 표 석


 

안악군수공 묘갈비


嘉靖八年己丑五月二十八日沈侯卒侯諱光門字顯叔靑松人寔靑城伯諱德符之六世孫曾大父璿京畿道觀察使大父安仁慶尙道節度使考濱安城郡守娶成均館大司成徐岡之女乃於成化丙申生侯侯自幼志學戊午中進士居泮學攻苦十年竟屈不第晩以門蔭得官拜司憲府監察工曹佐郞龍岡縣令長興庫令甲申拜安岳郡守侯之歷職盖止於是悲夫侯生於閥閱洗紈綺豪習趨尙與寒素同資性醇慤容儀豊碩尤喜與賓朋談픊觴酒賦詩翛然自得泊泊滿懷都是淸興及莅職恪勤廉潔人莫敢干以私在外補慈詳悃愊先敎後罰有古循吏風兩邑民思之至今有涕泣者嗚呼可謂古之遺愛者也得侯卒之九月初四日葬于廣州先塋之左侯初娶綾川君具壽永女後娶宗室鎭江正女皆無子取弟文館應敎光彦子鎬爲後鎬年十四能執喪讀禮可哀也應敎盡心喪事且圖不朽囑余識碣侯雖無子有弟也夫彦弼亦與侯雷陳之交也後侯之逝而慕侯之深也其忍識之哉時
嘉靖十年辛卯八月望也
資憲大夫行司憲府大司憲兼同知 經筵春秋館事藝文館提學 洪彦弼 撰
朝奉大夫行刑曹佐郞 朴世榮 書

10세조 안악군수공 휘 광문(光門) 묘갈문
가정(嘉靖) 8년 기축년(己丑年) 5월 28일에 심후(沈侯)께서 돌아가셨다. 후(侯)의 휘(諱)는 光門이고 字는 현숙(顯叔)이며 靑松 사람으로, 청성백(靑城伯) 휘(諱) 덕부(德符)의 6世孫이시다. 증조부 선(璿)은 경기도관찰사(京畿道觀察使)를 지냈고, 조부 安仁은 경상도절도사(慶尙道節度使)를 지냈다. 부친 빈(濱)은 安城郡守를 지냈는데 성균관대사성(成均館大司成) 서강(徐岡)의 따님을 맞이하여 成化 丙申年에 후(侯)를 낳으셨다.
侯께서는 어려서부터 학문에 뜻을 두셨고 무오년에 진사시에 합격하신 후 성균관에 거하시며 대략 10년 정도 학업에 정진하셨으나 마침내 뜻을 굽혀 등제(登第)하지 못하셨다. 만년(晩年)에 문음(門蔭)으로 관직을 얻으셨는데 사헌부감찰(司憲府監察)과 공조좌랑(工曹佐郞)·용강현령(龍岡縣令)·장흥고령(長興庫令) 등에 배수(拜授)되셨고, 甲申年에는 안악군수(安岳郡守)에 배수(拜授)되셨다. 이것이 侯가 역임하셨던 관직이다. 여기에서 그친 것이 슬프구나.
대저 후(侯)께서는 벌열(閥閱) 가문에서 태어나셨으나 名門子弟의 호기(豪氣)를 말끔히 씻어버리셨기에 추구하고 숭상하는 것이 한미(寒微)한 사람과 같으셨다. 그리고 성품이 순일(純一)하고 아름다우시며 풍채가 건장하셨다. 특히 빈붕(賓朋)과 담소하고 술과 詩를 수창(酬唱)하는데 더욱 뛰어나셨는데, 어느새 自得하여 맑은 흥취(興趣)가 가슴속에 충만하게 되셨다.
관직에 임하셨을 때에는 삼가고 부지런하며 청렴하셨기에 어느 누구도 사사로움으로써 범(犯)하지 못했다. 外職에 계실 때도 자상하게 정성을 다하셨으며, 먼저 가르침을 베푼 다음 나중에 책벌(責罰)하셨으니, 법과 이치를 준수하는 옛 관리의 風度가 있으셨다. 이 때문에 두 고을의 백성들이 후(侯)를 사모하며 지금까지도 눈물을 흘리는 자들이 있다. 아! 옛날의 유애자(遺愛者)①라고 여길 만 하구나!
후(侯)께서 돌아가신 해 9월 4일에 광주(廣州) 선영(先塋)의 왼편에 장사지냈다. 侯께서는 먼저 능천군(綾川君) 구수영(具壽永)의 따님을 부인(夫人)으로 맞이하셨고, 나중에 종실(宗室) 진강 정(鎭江正)의 따님을 부인(夫人)으로 맞이하셨다. 그러나 모두 아들을 낳지 못했기 때문에 동생인 홍문관응교(弘文館應敎) 광언(光彦)의 아들인 호(鎬)를 후사(後嗣)로 삼으셨다.
호(鎬)는 14세의 나이로 능히 상례(喪禮)를 집행했고 예서(禮書)를 읽으며 거상(居喪)했으니 가히 슬퍼할 만하다. 응교(應敎)는 정성을 다하여 일을 돕고 또 불후(不朽)하기를 도모하며 나에게 묘갈문(墓碣文)을 부탁했다. 侯께서는 비록 아들은 없으나 동생이 있구나. 대저 나 또한 侯와 더불어 후한(後漢)의 뇌의(雷義)와 진중(陳重)과 같은 우정이 있다. 侯께서 떠나가시자 侯를 사모하는 마음 이렇게 사무치는데 어찌 차마 쓸 수 있겠는가! 때는 가정(嘉靖) 10년 신묘년(辛卯年) 8월 보름이다.
자헌대부(資憲大夫) 행(行) 사헌부 대사헌(司憲府大司憲) 겸(兼) 동지경연춘추관사(同知經筵春秋館事) 예문관 제학(藝文館提學) 홍언필(洪彦弼) 짓고,
조봉대부(朝奉大夫) 행(行) 형조좌랑(刑曹佐郞) 박세영(朴世榮) 쓰다.

주(註)
① 유애자(遺愛者):고상(高尙)한 덕행(德行)을 세상에 베풀고, 후세(後世)에 존경과 사모를 받는 사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