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양공 비문초록기록

栗谷所撰大司憲成世純碑文曰燕山刻刑濫及非辜一日將戮沈順門適贈羣臣宴闕庭公顧四座曰諫官可無言乎兩司皆縮頸獨獻納金克成正言李世應奮毅應公公笑曰事若不測吾三人當之諸公色怍不敢違遂抗章論救雖不見省士議韙之
文忠公李廷龜所撰左議政金克成碑文曰公爲獻納時燕山欲以非罪殺沈順門問羣臣皆莫敢異辭公謂大司諫成世純曰官以諫爲名見人死無罪而不言縱愛身奈負職何左右默然或曰必與沈順門同死無益公與世純談笑自若曰死生大矣各任其志可也今日先死者必吾兩人豈累他人遂白順門寃狀燕山雖不聽亦不之罪
觀此三臺臣之忘身頌公其辭意凜然足令人感泣而二公記實於碑文亦爲公信筆也(成金李三公可謂盡其職固所欽歎而爲吾先祖忘身頌寃至今追惟不覺感泣爲子孫者百世不可忘也)

성(成) 김(金) 두 공의 비문초록(심순문)
율곡이 지은 대사헌 성세순(成世純)의 비문에 말하기를 연산군은 모진 형벌이 많았고 잘못도 없는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 씌웠다. 하루는 심순문(沈順門)을 죽이려고 마침내 여러 신하를 불러 궁궐의 뜰에서 잔치를 베푸는데 공이 사방을 돌아보고 말하기를 간관(諫官)이 말이 없으면 되겠는가 하니 사헌부 사간원의 관원이 모두 목을 움츠리고 있는데 유독 헌납 김극성(金克成)과 정언 이세응(李世應)이 분개하여 공에게 응하니 공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일을 헤아릴 수 없으니 우리 세 사람이 당해내자 하자 여러 공은 부끄러워 하는 얼굴빛으로 감히 어기지 못하니 드디어 글을 임금에 올려 구제할 것을 논함에 비록 보살핌은 보지 못하였으나 선비들의 의논은 거룩하다고 하였다.
문충공 이정구(李廷龜)가 지은 좌의정 김극성의 비문에 말하기를 公이 헌납으로 있을 때 연산군이 죄가 없는 심순문을 죽이려고 여러 신하에게 묻자 모두 감히 다른 말을 못하였는데 公이 대사간 성세순 보고 말하기를 벼슬아치는 간하는 것으로써 명분을 삼는 것 이어 늘 사람이 죄 없이 죽는 것을 보고 말하지 않으면 비록 몸을 아끼는 것은 되지만 벼슬을 저버리는데는 어찌 할 것인가 하니 좌우에 있는 사람들은 말이 없었고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반드시 심순문과 같이 죽으면 도움이 없을 것이라 하는지라 公과 세순이 담소하면서 태연자약하게 말하기를 죽고 사는 것은 큰 일이며 각각 그 뜻에 맡기면 되는 것이다. 오늘 먼저 죽는 것은 반드시 우리 두 사람이니 어찌 다른 사람에게 누를 끼치리오 하고 드디어 순문의 억울한 장계를 아뢰니 연산군이 비록 들어주지는 않았으나 또 죄주지도 아니하였다.
이 세 대신(臺臣)의 자기 몸을 잊고 公을 칭송한 것을 보건대 말의 뜻이 위엄이 있고 기개가 높아 족히 사람으로 하여금 감격하여 울게 할만하고 두 公이 비문에 사실을 기록한 것도 또한 公을 위하여 붓 가는 대로 쓴 것이다. 성·김·이 세분 公은 그 직무를 다하였다고 말 할 수 있고 진실로 공경하고 감탄하는 바요 우리 선조를 자기 몸도 잊고 칭송하여준 것을 생각하면 감격하여 우는 것을 깨닫지 못하며 자손된 자 백세토록 잊지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