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재상량문

講聖賢制禮之文而追遠愼終
伏以 守聖朝禮遇之命而不祧百世
엎드려 생각컨대 성현이 제정한 예문대로 따라서 조상(祖上)을 숭배하고 나라임금께서 예(禮)로 대우하는 명령을 지키어 오랜 세월 부조묘(不祧廟)로 모시도다

祠宇龕室妥先靈之有所 사당안의 신주에는 혼령이 엄연하게 계시고
籩豆簠簋盛黍稷之無休 제기(籩豆·簠簋)에는 제물이 끊임없이 융숭하게 바치도다
祖先之陟降洋洋 조상의 혼령은 오르내리고
雲仍之進退秩秩 후손의 제사절차도 엄숙하도다
基址別点于祠廟之下 재실의 터전을 사당 아래에 정하고
觀瞻無窮於薦享之中 제향을 영원히 오래도록 받드리로다
恭惟安孝沈公 삼가 생각하건대 안효심공은
靑城賢胤 청성백(靑城伯)의 어진 아드님이고
昭憲私親 소헌왕후(昭憲王后)의 부친이로다
窹寐府院之修身 부원군(府院君)의 행동은 자나깨나 조심이오
繼述將相之儉德 선대 장상(將相)의 검소한 덕을 이었도다
風雨驟至行路嗟惜 재실이 없을때 비 바람 몰아치는것 길손들도 아쉬워 하였는데
日月更新國人忭忻 웅장하게 새로 건축하니 나라사람들도 반겨하도다
伏惟玆土 생각하건대 이곳은
壁羡體魄之永安 묘소에는 체백(體魄)이 길이 편안하시고
廟室靈魂之촚肅 사당에는 영혼(靈魂)이 어렴풋이 계시도다
相扯於松楸之下 묘소앞에 터를 닦고
建齋於龕室之前 사당앞에 재실을 새로 지었도다
定柱礎於千年 천년이 가도록 주추 초석을 놓고
運資材於百里 건축자재는 먼데서 운반하여 왔네
諸孫之至誠于以可識 모든 후손의 지극한 정성은 알만한데
家法之相傳是以不衰 전해내려온 가문의 예법이 훌륭하도다
伸如在之誠而常切罔愆 계시는것 같이 정성을 펼치면서 항상 조심하고
修孝悌之行而何不念祖 효제(孝悌)의 행실을 닦으면서 어찌 조상을 생각하지 않을 것인가?
山義豊川流峙於前後 의산은 뒤에 솟고 풍덕천은 앞에 흐르는데
長松脩竹蒼翠於東西 울창한 소나무와 무성한 대나무는 좌우로 덮이도다
助擧修樑 상량식을 거행하면서
恭陳六頌 삼가 육송(六頌)을 펼치도다
兒郞偉抛樑東 어기어차 대들보를 동쪽으로 가리키니
鷄鳴曙色日輪紅 계명산(鷄鳴) 새벽에 태양이 솟았다네
齊齊謁廟衣冠整 의관을 정제하고 일제히 사당에 참배하니
進退周旋自得中 집행하는 차례가 예절에 저절로 맞았다오
兒郞偉抛樑西 어기어차 대들보를 서쪽으로 가리키니
千里遠山日欲低 먼산에 저녁노을이 어리었구나
廟室淨除明燭浚 사당을 청소하고 촛불을 밝히니
羶薌品果薦淸齊 바치는 제물이 깨끗하구나
兒郞偉抛樑南 어기어차 대들보를 남쪽으로 가리키니
簷頭吉鳥語喃喃 처마끝에 제비소리가 지저귀누나
陽明瑞色如來得 밝은 태양의 서기가 어리었는데
夭夭碧桃滿樹藍 예쁜 복숭아 꽃이 나무에 가득하구나
兒郞偉抛樑北 어기어차 대들보를 북쪽으로 가리키니
渾局象星望斗極 하늘의 모든 별이 북극성을 안고 돈다네
一念奉先曾亦然 한결같이 조상받드는 마음도 역시 그러하거니와
常思爾祖益修飭 항상 너의 선조에게 정성을 다 바치어야 한다
兒郞偉抛樑上 어기어차 대들보를 위로 가리키니
屛立義山共戴仰 의산(義山)이 병풍같이 둘러처져 모두 우러러 보이네
世德風流誰 並高 대대로 전하는 덕행과 세속풍류(風流)가 어느것이 높은가
文章立節廣無障 문장과 충절이 그치지 아니 하였다네
兒郞偉抛樑下 어기어차 대들보를 아래로 가리키니
豊德水深流下捨 풍덕천 물이 잔잔하게 흐르는구나
源遠方知涵物長 근원이 멀어야 물건을 잘 기르게 되는데
良田灌漑待收者 기름진 논에 물을 대어서 수확을 보리로다
伏願上樑之後 축원하오니 상량한 다음에
麟趾雲興 자손이 창성하고
簪纓奕世 부귀겸전 하소서
佩服孝悌於出入 언제나 효제(孝悌)를 실행하며 출입하고
講誦詩禮於春秋 항상 시(詩)와 예(禮)를 강론케 하소서
誠在玆敬在玆 정성과 공경을 극진하게 하여
祭於是祀於是 제사를 받들게 하소서
長長歲月 오랜 세월
郁郁鳳蘭 길이길이 전하게 하소서
開天4325年 壬申 2月28日
恩津 宋貢鎬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