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효공신도비각상량문

美哉
아름다워라
龍仁舊境
예전에는 용인땅이오
水原新州
지금은 수원땅이라
吁嗟佳城
아아 아름다운 묘소는
坎龍眞穴
구비쳐 돌아듬이 진혈이로다
白雲高屹寔宜名卿萬年之幽堂
백운산 우뚝 솟은 낙맥의 무덤은 마땅히 명재상의 유택이고
豊德長流豈無簪纓百斛之證驗
풍덕천의 긴흐름은 어찌 명경대관이 많이 나신 증험이 없을소냐
唯我靑川府院君行領議政諡安孝沈公
우리 청천부원군이시고 영의정이신 안효심공은
仁順慈厚
성품이 어질고 순하며 후덕하셨고
謙恭愛人
겸손하시고 사람을 사랑하시어
戚聯王家
왕가와 척분을 맺으시고는
愈益歛遜
더욱 어질고 겸손을 지키셨네
遭時孔艱
심히 어려운 때를 만나셔서는
寄命不全
생명을 보존치 못하셨네
王命治喪
왕명에 의하여 치상되시고
賜棺致祭
관곽을 하사받고 치제하셨네
日月漠漠自同編踐之氓
공께서 피화하시매 일월이 어두워서 배위께서는 천한 백성으로 편입되시어서
 
晝夜長長空墜滿襟之淚
밤낮으로 긴긴세월 옷깃에 눈물이 가득하게 떨어졌네
從後冤雪
추후에 원통함은 풀리시고
榮耀泉臺
빛나는 명예가 구천에 이르렀네
天褒易名之章
임금이 포상하여 시호를 내리고
史書不虧之節
역사에는 바른 절개가 쓰여지셨네
宗議一發更瞻屋樑之聳然
종중의 의론이 한번 발하니 다시 우러러 볼 신도비가 높이 섰고
銘章有年纔成風雨之遮斷
신도비의 비바람을 막을 집이 수년이 지나 이제 겨우 이루워졌네
成之不日
빠른 시일내에 이루워지니
溪山增光
시내와 산이 빛을 더했네
載綴兒郞之辭
비로소 상량문을 지어
用作慰工之頌
공역을 위로하는 칭송을 하겠네

兒郞偉抛樑東, 靑邱日月照丹衷, 燕京歸路雖遺恨, 屈則必伸卽道公.
어기어차 동쪽기둥을 세우고 바라보니, 우리나라 해와 달이 마음속에 더비치고, 연경(현북경)에 다녀오시던 길에 비록 유한을 품으시고 꺽기셨으나 반드시 신원 되시었으니 오직 공을 일컬음이고
兒郞偉抛樑南, 嵯峨松柏碧於籃, 滿山樹色千年久, 靑鶴雙雙共語喃.
어기어차 남쪽기둥을 세우고 바라보니, 높은산 송백의 푸르름이 온 산에 가득하여, 천년을 이어가고, 청학쌍쌍이 정다웁게 지저귀네.
兒郞偉抛樑西, 古城落日草萋萋 回陽天下知何日, 鶴首待時眼欲迷.
어기어차 서쪽기둥을 세우고 바라보니, 수원 옛성의 전락과 풀이 무성한 모양을 보고서, 천하가 언제 다시 회양할 것인가 학수고대하니 눈이 어지럽구나.
兒郞偉抛樑北, 漢中豪傑光無格, 滄桑千劫是何緣, 處事無間家與國.
어기어차 북쪽기둥을 세우고 바라보니, 한양호걸들이 빛이 바래고, 상전벽해가 이 어쩐 인연이냐, 처사가 사이가 없는 것은, 집과 다못 나라이더라.
兒郞偉抛樑上, 昭昭雲漢永瞻仰, 淨雲世事亦何傷, 君子藏修星日朗.
어기어차 윗쪽기둥을 세우고 바라보니, 밝고 밝은 하늘을 우러러 바라보고, 뜬구름 세상을 또한 마음 상할일이 무엇인고, 군자가 감추고 닦음이 별과 해와 같도다.
兒郞偉抛樑下, 滾滾盈科千里瀉, 寄語一看活水來, 細流成海無難者.
어기어차 아래쪽기둥을 세우고 바라보니, 줄줄 흐르는 서기가 천리를 이어지고, 말을 하노니 활기차 흐르는 물이 돌아오고,가늘게 흐르는 물도 바다를 이루듯이 어려움이 없더라.

伏願
엎드려 바라오니
上樑之後
상량한 후에
榱桷長存
신도비각이 오래 보존되어서
邱壠永泰
묘소가 오랜세월 편안하시고
九族和睦
구족이 모두 화목하시어
五服無虞
오복지친이 모두 편안하시고
餘蔭無窮
선조의 음덕이 무궁하게 누리도록
保子孫於焄攘之日
후손을 보호하사 번거로운 세상에
歲享誠敬妥先靈於焄蒿之中
정성과 공경으로 매년 향사를 받으시어 신주가 향내에 쌓이게 하소서

開國4317年甲子孟夏之  日
恩津  宋 貢 鎬  謹稿
傍孫    載 河  謹書
甲子年4月21日乙卯日午時 上樑
陽1984年5月21日
相 弼  謹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