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두압척(鷄頭鴨跖: 맨드라미와 달개비)
맨드라미꽃은 닭벼슬처럼 생겼다고 해서 한자어로 계두화(鷄頭花) 혹은 계관화(鷄冠花)라고 불린다. 맨드라미 달개비는 모두 7-8월에 피는 꽃으로 현재는 이 두 꽃을 한 화면에 그렸다. 바위는 괴석이라는 이름이 아주 잘 어울리게 기괴한 모양을 하고 있다. 갈필로 윤곽을 잡은 바위에는 네모난 구멍이 위 아래로 두 개나 뚫려 있고 그 뒤로는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맨드라미 잎들이 너울거리고 왼쪽으로는 남빛의 달개비꽃이 붉은 꽃술을 뽑아내며 여러 송이가 피어있다. 그리고 달개비꽃을 향해 푸른 나비 한 마리가 날아오고 있다.
붉은 색의 맨드라미 잎과 남색의 달개비꽃 그리고 초록의 풀밭이 잘 조화되어 현재 특유의 따뜻하고 소박한 담채의 괴석초충도를 완성하고 있다. 인장은 독특하게 바위 안에 "현(玄)", "재(齋)"라는 백문인장을 찍었다. (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