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채호접(花菜蝴蝶: 꽃과 채소와 나비)
꺾어다 놓은 꽃과 채소가 그려진 절지화(折枝畵)이다. 풀밭 위에는 국화와 홍당무, 가지와 모란과 그리고 꽃잎 몇 장이 떨어져 나간 패랭이가 흩어져 있다. 그 위를 호랑나비와 표범나비가 날고 있다.
채소와 꽃은 구륵전채법과 몰골법 모두를 사용하였고 나비는 몰골법으로 그렸다. 홍당무의 주홍색, 국화의 노란색, 패랭이의 붉은 색, 모란의 연자주색, 가지의 보라색으로 화면 가득히 담채의 향연(饗宴)이 펼쳐졌다.
현재가 그린 절지화는 이후 전승되어 오원(吾園) 장승업(張承業)이 그 형식을 확립한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로 전환되는데, 기명절지도에서는 일단 고동기(古銅器)가 화면 전체를 차지하고 그 밑에 절지의 채소나 꽃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장소는 실내여서 나비나 곤충들을 보기가 어렵다. 현재의 절지화는 배경이 야외이고 절지 채소나 꽃 위에 나비들이 배회하는 것이 특징이다. "심사정씨(沈師正氏)"라는 백문방형과 "이숙(頤叔)"이라는 주문방형 인장이 찍혀 있다. (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