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사석(馳馬射石: 말을 달리며 돌을 쏘다)
말을 달리며 돌에 화살을 쏘아댄다. 돌을 쏘는 것이 아니라 돌을 호랑이와 같은 사냥감이라고 생각하며 쏘는 것이다. 역대 명궁들은 그렇게 돌에 화살을 쏘아 박았던 유래를 남겼다. 무예 수련의 한 경지를 뛰어 넘은 일화이다. 한 무제때의 명장 이광(李廣)의 고사로 전해지는 얘기다.
화살의 주인공은 무복(武服)이 아닌 평복 차림으로 보이는데 머리에는 투구를 썼다. 말의 역동적 자세에 비해 주인공의 자세는 약간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앞으로 숙인 자세인데다 너무 무거워 보인다.
배경을 이루는 절벽은 화면 한 구석만을 쓰고 있다. 거친 붓이 이어지며 절벽을 이루고 짧게 반복된 선에 푸르게 색을 더해 우거진 나무를 표현하였다. 위쪽으로는 잎 떨어진 메마른 가지를 돌출시켰다. 반면에 아래쪽으로는 절벽 아래부터 풀잎에 붉은 계통의 색을 입혀 대조를 이루었다. 역시 간략한 배경에 활을 쏘는 장면을 집중 부각시킴으로써 주제가 돋보이게 했다.
"현재(玄齋)"라는 관서 밑에 "심씨현재(沈氏玄齋)"라는 그림에 비해 큰 방형주문 인장이 찍혀 있다. (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