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도해(達摩渡海: 달마대사가 바다를 건너다)
달마대사가 갈대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바다에 바람이 거센 듯 갈대 주변으로 물결이 거칠게 넘실대고 있다. 달마대사는 바람 때문인지 가사를 펴서 머리부터 뒤집어 쓰고 합장한 손조차 그 속에 감춘 채 꼿꼿이 갈대위에 서있다. 가사가 온몸을 감싸기는 했지만 갈대잎을 밟고선 맨발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얼마나 추우련만 달마대사의 자세는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고 있다.
달마대사는 인도에서 선법을 이어 이를 중국에 처음으로 전했다고 일컫는 이이다. 그래서 서천(西天) 곧 인도에서는 28대 조사가 되며 동토(東土) 곧 중국에 와서는 초조(初祖)가 된다. 처음에 강남 양나라에서 법을 폈으나 공덕을 과시하려는 무제(武帝)에게 실망하여 일갈을 남기고, 장강을 건너 북위(北魏)의 숭산(崇山) 소림사(少林寺)로 간다.
이곳에서 9년동안 면벽(面壁) 수련하여 2조 혜가(慧可)대사를 비롯한 제자들에게 선법을 전하여 이후 중국 땅 온 누리에 선종이 퍼지게 한 조사가 되었다. 그래서 호모(胡貌) 곧 인도인의 모습으로 눈이 부리부리하고 수염이 텁수룩한데, 갈대 잎 하나를 타고 장강을 건넜다는 고사(故事)가 이루어져 달마도강(達磨渡江) 또는 달마도해(達磨渡海)를 화제(畵題)로 많은 그림이 그려졌다. 이 그림도 그 중의 하나이다.
"심사정이숙인(沈師正頤叔印)"이라는 독특한 서체의 방형백문 인장이 찍혀 있다. (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