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산초사(雲山草舍: 구름 낀 산의 초가집)
짙은 농묵의 표현이 두드러지는 심사정의 후반기 작품이다. 김광국은 이 그림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제발을 남기고 있다.
"이것은 현재의 만필(漫筆)인데 필법이 황공망과 아주 비슷하다. 어찌 혹시 그렇게 기약하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되었다고 하겠는가. 석농 김광국.
(此玄齋漫筆, 而筆法極似黃公望. 豈或不期然而然耶. 石農 金光國.)"
근경에 있는 나무에 사용돤 짙은 농묵과 함께 초가집을 표현한 담묵의 번짐은 남종화의 고아한 의취(意趣)를 고조시키고 있다. 김광국이 지적한 것처럼 심사정이 황공망으로부터 받은 영향을 짐작할 수 있는 그림이지만, 나뭇가지가 화보에 나오는 황공망의 표현보다 더 아래로 힘차게 뻗어 있는 것이라든지 산세의 표현에 사용된 필선이 훨씬 완만하여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것 등은 심사정이 남종화 기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용하였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굵은 필선들이 사용되어 간결하면서도 대담하고 또한 고졸한 느낌을 주는 심사정 말년기의 작품으로 여겨진다. (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