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변가화(水邊佳話: 물가의 아름다운 대화)
물가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선비들을 아주 담박한 필치로 표현하고 있다. 농묵(濃墨)
의 사용을 극도로 절제하며 전체적으로 건필(乾筆)의 담담한 필치를 사용하였다. 간단한 붓질 몇 번으로 표현된 인물들은 호수의 드넓은 모습과 비교되어 더욱 작게만 느껴진다. 푸르스름한 강의 수면이 먼 산과 이어져 시정(詩情)을 더하는데, 대상의 사생보다 대상에서 느껴지는 화의(畵意)를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던 남종화의 특징이 잘 표현되고 있다.
오른편 중경과 왼편 근경에 자리한 나물들은 심사정이 즐겨 사용한 수지법(樹枝法)으로 성근 나무와 함께 짙은 녹음의 넓은 잎을 표현하였다. 왼편 상단에 있는 관서(款署)는 심사정이 후반기에 주로 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1764년 작인<선유도(船游圖)>의 관서와 흡사하다. "현재(玄齋)"와 "이숙(頤叔)"이라는 방형백문(方形白文)의 인장이 관서 아래에 나란히 있다. 전체적으로 고졸하고 담박한 느낌의 그림으로 심사정 후반기의 작품으로 보인다. (吳)